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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북정원
전생의 인연이라고 한 이가 떠난 날의 목련류시화목련은 꽃의 이름이면서떠났다가 돌아온 사람의 얼굴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불면으로밤을 지킨 자에게만 오는 흰 새벽한 때,너는 나의 전부였다고 말한 이의고해성사 같은 마지막 손편지고뇌의 순간을 뚫고 왔으나잔가시조차 없는 순수어떤 이유로든 볼 기회를 놓치면열두 달이 허무해지는 기별흉터는 희미해지지 않는다,다만목련의 꽃잎처럼 봄마다 얹히는 새살너무 일찍 발밑에 떨어져 모이는 생의 기쁨그러나 절망 위에 얹혀 사는 희망또다시 헤어질지라도 다음 생에 다시만나게 되기를 바라는 통증같은 그리움♧♧♧♧♧♧♧♧♧♧♧♧♧♧♧♧♧♧♧♧♧♧♧♧♧꽃 명상류시화 폭탄과 총알이 날아다니는생사 절박한 전장의 언저리에한 송이 고요가 있다그곳에 꽃이 피어 있다 흥정과 소란이 일어나는생계 절실한 ..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 생활을 마치고 가나안에 들어갔을 때, 그들에게는 여전히 광야에서 배운 교훈이 필요했다. 광야는 부족함 속에서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학교였다. 하늘에서 내리는 만나, 반석에서 솟은 물, 낮과 밤을 지켜주던 구름기둥과 불기둥은 모든 것이 하나님께 달려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가나안은 달랐다. 비옥한 땅, 흐르는 젖과 꿀, 풍성한 곡식과 가축은 인간의 욕망을 자극했다. 삶은 안정되었지만, 그 마음은 점점 하나님을 떠나 풍요의 신 바알을 좇아갔다. 결국 이스라엘은 ‘더 많이 소유하려는 욕망’에 사로잡혀 또다시 하나님께서 주신 자리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사실 우리는 지금 가나안에 살고 있다. 현대의 도시 문명은 풍요로움의 상징이다. 더 크고 좋은 집, 더 많은 돈, ..
나보다 오래 산 내 옷에게류시화 어떻게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할까나를 먼저 떠나 보내는 슬픔을 못 이겨힘없이 늘어진 너의 두 팔과꺾인 두 다리아침마다 너의 빈 곳을 채워 주던살의 온기와 뼈의 무게가더 이상 존재하지 않음으로감정의 습기로 눅눅해진 너의 소매며누가 나의 둘연한 부재를 너에게이해해줄 수 있을까내가 다시는 너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진실을이제는 먼지로 돌아간 심장을 껴안듯가슴을 가로질러 두 팔 접힌나의 추운 계절의 벗 스웨터내 안의 길들여지기 싫어하던 동물과불티 같은 정신을 감싸 주던면으로 짠 허술한 갑옷감정이입하듯 발의 냉기를 녹일 수 없게 된 양말이며너는 이 세계 속에 존재하고 있음에도존재함의 의미를 잃었다수많은 옷들이 거리를 활보하지만너를 데리고 다닌 몸이 부재함으로빛조차 스미지 않는 어두운 ..
모란 앞에서 반성할 일이 있다류시화 슬픔이 문을 두드릴 때 너무 깊이 숨었다기쁨마저 찾을 수 없을 만큼절망이 뒤쫓아올 때는 더 멀리 달아났다희망마저 따라오기를 포기할 만큼불행을 이겨 낸 후에는 혹시나행복마저 두려워했다내가 욕망을 따라다니면서 언제나욕망이 나를 따라다닌다고 한탄했다돌만의 사랑의 둥지를 만드느라너무 많은 꽃을 꺾었다별을 세느라 어둠을 외면했다어둠 없이는 별들도 빛날 수 없는 것인데도주목받는 날들에 찬사를 보내느라주목받지 못하는 순간들에 주목하지 않았다내가 아픔을 돌보았다고 생각했는데아픔이 나를 돌본 것이었다아침을 맞이할 모든 것은, 설령 고뇌일지라도어둠을 통과한 것이라는 사실을 잊었다모란 앞에서 겹겹이반성할 일이 있다-
희망은 가볍게 잡아야 한다류시화희망은 가볍게 잡아야 한다새처럼 날아가 버릴지 몰라 힘껏 움켜쥐면손 안에서 숨 막혀 죽는다이제 막 날갯짓 배운 어린 새를 감싸듯이손의 오목한 곳에 올려놓아야 한다아니면 공중을 나는 깃털처럼무게도 중력도 없이머리 위에 내려앚게 해야 한다다른 머리 위에도 날아갈 수 있도록너무 세게 붙잡아 모서리가 부서지거나매달리며 애원해선 안 된다절박할수록 가만히 희망을 품는 법을 배워야 한다희망은 숨을 쉬어야 하고나무 위의 새처럼 스스로 노래해야 한다바로 그렇기 때문에 희망은 가볍게 붙들어야 한다부서지기 쉬운 껍질 안에 절망이 웅크리고 있으므로희망이 날아갔다가 언제든 다시 날아올 수 있도록사방의 벽을 없애야 한다그렇게 무한히 열려 있어야 한다내가 희망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희망이 나를 잃어..
천의 바람이 되어a thousand winds작자불명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마세요.나는 그곳에 없답니다. 그곳에 잠들어 있지도 않습니다.천의 바람이, 천의 바람이 되어저 넓은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을 거예요.가을에는 햇살이 되어 들판을 비추고,겨울에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눈이 되고,아침에는 새가 되어 당신을 깨우고,밤에는 별이 되어 당신을 지켜볼 거예요.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마세요.나는 그곳에 없답니다. 죽은 게 아니에요.천의 바람이, 천의 바람이 되어저 넓은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을 거예요.천의 바람이, 천의 바람이 되어저 넓은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을 거예요.저 넓은 하늘을날아다니고 있을 거예요.※ 아래는 노래의 작곡자 아라이만이 지은이를 상상하며 쓴 글옛날 아주 먼 옛날, 아메리카 원주민 마을에 한 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