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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북정원
강영안“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교육을 받은 사람이면 르네 데카르트(René Descartes)의 이 말을 모르는 사람이없습니다. 신의 존재, 세계의 존재, 타인의 존재, 심지어 나의 존재조차 의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생각하고 있는 '나'의 존재는 의심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데카르트는 “내가 생각하기 때문에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만일 그랬더라면 나의 생각이나의 존재의 원인이 될 것이고 나의 존재는 생각의 결과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생각하는 것만이존재한다”고 말하고자 한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생각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내 앞에 있는 책상이나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지구는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공간을 차지하는 물체이고 따라서 ..
한완상부활절은 기독교의 3대 절기 중 하나로, 한국 교회는 해마다 이날을 의례적인 잔치의 날로 보냅니다. 안타깝게도 부활 사건이 갖는 해석학적 깊은 의미를 되씹거나 그 실천적 의미를 다시 다짐하는 일은 별로 없는 듯합니다. 오히려 현재 우리의 몸이 예수 부활 신앙을 통해 영원히 존속되기를 바라는 천박한 종교적 탐욕, 곧 영생 욕심이 팽창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일반적으로 정통복음주의 신학에서는 예수 부활사건을 사실적 사건으로 믿고 그것을 인과론적으로 증명해보려는 움직임이 강합니다. 이를테면 '빈무덤'과 '예수의 현현' 사건을 함께 묶어 예수 부활의 충분조건이라고 주장합니다. 예수의 무덤이 사흘 후 비었고, 그 후 부활의 예수가 제자들에게 나타났다는 사실이 예수의 부활을 사실로 증명한다는 주장이지요.그런가 ..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하늘 아래서 일어나는 일마다 다 알맞은 때가 있다. 태어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으며심을 때가 있으면 뽑을 때가 있다. 죽일 때가 있으면 살릴 때가 있고 허물 때가 있으면 세울 때가 있다. 울 때가 있으면 웃을 때가 있고 슬퍼할 때가 있으면 춤출 때가 있다. 돌을 흩어 버릴 때가 있으면 모을 때가 있고 껴안을 때가 있으면 떨어질 때가 있다. 찾을 때가 있으면 포기할 때가 있고 간직할 때가 있으면 버릴 때가 있다. 찢을 때가 있으면 꿰맬 때가 있고 침묵할 때가 있으면 말할 때가 있다. 사랑할 때가 있으면 미워할 때가 있고 전쟁할 때가 있으면 평화를 누릴 때가 있다. 그러니 사람이 애써 수고하여 얻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이제 내가 보니 이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지..
월터 러셀(Walter Russell)의 『빛의 비밀(The Secret of Light)』은 과학서이면서 동시에 형이상학적 선언문에 가까운 책이다. 그는 빛을 단순한 물리적 현상이 아니라, 존재의 근원이며 우주의 유일한 실재로 보았다. 우리가 물질이라고 부르는 모든 것은 사실 빛의 움직임이 만들어낸 환영에 불과하며, 우주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숨 쉬는 리듬 속에서 나타났다 사라지는 파동이라는 것이다. 러셀에게 우주는 단단한 것이 아니라, 음악처럼 울리고 꺼지는 과정이었다.그는 창조를 정지된 사건이 아니라 반복되는 호흡으로 설명했다. 우주는 마치 거대한 심장처럼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며, 이 리듬 속에서 별과 행성, 원자와 생명이 태어난다. 그는 이것을 ‘균형 잡힌 교환(balanced inte..
1세기경 유다 지방, 모래와 돌과 율법의 열기로 가득했던 그 땅에서 조용히 자신을 지우며 살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이 바로 엣세네파(Essenes)다.1. 그들은 누구인가엣세네파는 기원전 2세기경부터 1세기 후반까지 존재했던 유대교의 한 분파였다. 당시 유대 사회에는 크게 세 흐름이 있었다.Pharisees – 율법 해석과 구전 전통을 중시하던 그룹Sadducees – 성전 중심, 제사장 귀족 계층Essenes – 세상에서 물러나 거룩을 지키려 한 공동체엣세네파는 예루살렘 성전이 부패했다고 보았다. 제사장 체제와 권력의 타협을 더 이상 하나님의 뜻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도시를 떠나 광야로 나갔다.2. 어디에서 살았는가그들의 대표적 거점으로 알려진 곳이 사해 북서쪽의 Qumran이다.이곳에..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Summa Theologiae)』에서 신의 존재에 대한 증명은장대한 체계가 아니라, 짧고 단호한 다섯 개의 길로 제시된다.그는 신을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 다만 세계가 이미 신을 가리키고 있음을 보여 준다.이 다섯 길은 감정이 아니라 이성의 보행이다.제1의 길 ― 운동으로부터의 증명세상은 움직인다.변화하지 않는 것은 없다. 씨앗은 나무가 되고, 밤은 아침으로 미끄러진다.아퀴나스는 여기서 묻는다.움직이는 것은 스스로를 움직일 수 있는가?그의 대답은 단호하다.아니다. 움직이는 것은 반드시 이미 움직이는 어떤 것에 의해 움직인다.불이 나무를 태우듯, 현재의 가능성은 이미 현실인 것에 의해 열려진다.이 연쇄를 무한히 거슬러 올라갈 수는 없다.왜냐하면 첫 번째 현실성이 없다면, 그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