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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북정원
통샘, 500여 년간의 마르지 않는 샘물조선 성종 19년(1448년), 당시 광주 현감이었던 권수평이 광주향교를 현재의 자리로 옮기면서 우물 주변에 석축을 쌓아 정돈한 것이 통샘의 시작이다.과거에는 물맛이 좋고 맑아 ‘약물’로 널리 알려졌으며, 사직동 주민들뿐만 아니라 인근 다른 동네에서도 물을 길러 원정을 올 정도로 유명하였다. 통샘은 물을 긷는 장소를 넘어서 동네 아낙네들이 모여 물을 길으며 대소사와 소식을 나누던 정보 교류의 중심이자 광장 같은 역할을 하였다.
박영근물억새마다 엉키던아우의 피를 무심히 씻겨간빈 나루터, 물이 풀려도찢어진 무명베 곁에서 봄은 멀고기다림은 철없이 꽃으로나 피는지주저앉아 우는 누이들옷고름 풀고 이름을 부르네.솔아 솔아 푸른 솔아샛바람에 떨지 마라어널널 상사뒤어여뒤여 상사뒤부르네. 장마비 울다 가는삼년 묵정밭 드리는 호밋날마다아우의 얼굴 끌려 나오고늦바람이나 머물다 갔는지.수수가 있어도 서럽던 가을, 에미야사월비 어두운 산허리 따라넘치는 그리움으로 강물 저어가네.만나겠네. 엉겅퀴 몸쓸 땅에살아서 가다가 가다가허기 들면 솔닢 씹다가쌓이는 들잠 죽창으로 찌르다가네가 묶인 곳, 아우야창살 아래 또 한 세상이 묶여도가겠네, 다시만나겠네.
박정만사랑이여, 보아라 꽃초롱 하나가 불을 밝힌다.꽃초롱 하나로 천리 밖까지 너와 나의 사랑을 모두 밝히고해질녘엔 저무는 강가에 와 닿는다.저녁 어스름 내리는 서쪽으로 유수와 같이 흘러가는 별이 보인다우리도 별을 하나 얻어서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눈 밝히고 가다가다 밤이 와 우리가 마지막 어둠이 되면 바람도 풀도 땅에 눕고사랑아, 그러면 저 초롱을 누가 끄리.저녁 어스름 내리는 서쪽으로 우리가 하나의 어둠이 되어또는 물 위에 뜬 별이 되어 꽃초롱 앞세우고 가야 한다면꽃초롱 하나로 천리 밖까지 눈 밝히고 눈 밝히고 가야 한다면.
김춘수 촛불을 켜면 면경의 유리알, 의롱의 나전, 어린것들의 눈망울과 입 언저리 이런 것들이 하나씩 살아난다차차 촉심이 서고 불이 제자리를 정하게 되면 불빛은 방 안에 그득히 원을 그리며 윤곽을 선명히 한다그러나 아직도 이 윤곽 안에 들어오지 않은 것이 있다들여다 보면 한바다의 수심과 같다. 너무 고요할 따름이다.
“그러나 이제 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이스라엘아, 너를 지으신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내가 너를 속량하였으니, 두려워하지 말아라.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으니, 너는 나의 것이다. 네가 물 가운데로 건너갈 때에, 내가 너와 함께 하고, 네가 강을 건널 때에도 물이 너를 침몰시키지 못할 것이다. 네가 불 속을 걸어가도, 그을리지 않을 것이며, 불꽃이 너를 태우지 못할 것이다. 나는 주, 너의 하나님이다. 이스라엘의 거룩한 하나님이다. 너의 구원자다. 내가 이집트를 속량물로 내주어 너를 구속하겠고, 너를 구속하려고, 너 대신에 에티오피아와 쓰바를 내주겠다. 내가 너를 보배롭고 존귀하게 여겨 너를 사랑하였으므로, 너를 대신하여 다른 사람들을 내주고, 너의 생명을 대신하여 다른 민족들을 내..
로버트 프로스트노랗게 물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몸이 하나여서 두 길을 모두 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오래도록 서서 한 길이 덤불 사이로 굽어지는 곳까지멀리, 저 멀리까지 내다보았습니다.그리고는 다른 길로 나아갔습니다. 똑같이 아름답지만더 나은 길처럼 보였습니다.풀이 무성하고 닳지 않은 길이니까요.그 길도 걷다 보면두 길은 똑같이 닳을 것입니다.까맣게 디딘 자국 하나 없는 낙엽 아래로두 길은 아침을 맞고 있었습니다.아, 다른 길은 후일을 위해 남겨두었습니다!길이란 길과 이어져 있다는 걸 알기에,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면서요.나는 한숨을 쉬며 말하겠죠.까마득한 예전에: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는—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로 나아갔고,그것이 모든 것을 바꾸었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