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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북정원
박남준 바위 위에 소나무가 저렇게 싱싱하다니사람들은 모르지 처음엔 이끼들도 살 수 없었어아무것도 키울 수 없던 불모의 바위였지작은 풀씨들이 날아와 싹을 틔웠지만이내 말라버리고 말았어돌도 늙어야 품안이 너른 법오랜 날이 흘러서야 알게 되었지그래 아름다운 일이란 때로 늙어갈 수 있기 때문이야흐르고 흘렀던가바람에 솔씨 하나 날아와 안겼지이끼들과 마른 풀들의 틈으로그 작은 것이 뿌리를 내리다니비가 오면 바위는 조금이라도 더 빗물을 받으려굳은 몸을 안타깝게 이리저리 틀었지사랑이었지 가득 찬 마음으로 일어나는 사랑그리하여 소나무는 자라나 푸른 그늘을 드리우고바람을 타고 굽이치는 강물 소리 흐르게 하고새들을 불러모아 노랫소리 들려주고뒤돌아본다산다는 일이 그런 것이라면삶의 어느 굽이에 나, 풀꽃 한 포기를 위해몸의 한..
박남준몸이 서툴다 사는 일이 늘 그렇다나무를 하다보면 자주 손등이나 다리 어디 찢기고 긁혀돌아오는 길이 절뚝거린다 하루해가 저문다비로소 어둠이 고요한 것들을 빛나게 한다별빛이 차다 불을 지펴야겠군 이것들 한때 숲을 이루며 저마다 깊어졌던 것들아궁이 속에서 어떤 것 더 활활 타오르며거품을 무는 것이 있다몇 번이나 도끼질이 빗나가던 옹이 박힌 나무다그건 상처다 상처받은 나무이승의 여기저기에 등뼈를 꺾인그리하여 일그러진 것들도 한 번은 무섭게 타오를 수 있는가 언제쯤이나 사는 일이 서툴지 않을까내 삶의 무거운 옹이들도 불길을 타고먼지처럼 날았으면 좋겠어타오르는 것들은 허공에 올라 재를 남긴다흰 재, 저 흰 재 부추밭에 뿌려야지흰 부추꽃이 피어나면 목숨이 환해질까흰 부추꽃 그 환한 환생
존재와 본질은 무엇이 다른가?이븐 시나의 철학을 이해하는 출발점은 아주 간단한 질문입니다.“어떤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과, 그것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것은 같은가?”그의 대답은 ‘아니다’입니다. 이 구별이 그의 형이상학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예를 들어 유니콘을 생각해 봅시다.* 본질(essence): 유니콘이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습니다. 말과 비슷한 몸에 뿔이 하나 달린 상상 속 존재라고 말할 수 있지요.* 존재(existence): 그렇다고 해서 유니콘이 현실 세계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우리는 어떤 것이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어도, 그것이 현실에 존재하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이븐 시나는 이 차이를 단순한 말의 차이로 보지 않았습니다. 그는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도 그 ..
1. 비료의 3대 요소(N-P-K), 나무 몸속통로를 알고 주어야 약이 됩니다나무가 살아가고 자라는 데에는 탄소, 수소, 산소를 비롯해 질소(N), 인산(P), 칼륨(K), 칼슘(Ca), 마그네슘(Mg) 등 16가지 필수 원소가 필요합니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흔히 인위적으로 보충해주는 것이 비료의 3대 요소인 질소, 인산, 칼륨입니다. 그런데 이 성분들이 나무의 어느 부위로 가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확히 알고 시비하는 분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질소(N) — 줄기와 잎을 키우는 '잎비료'생리적 역할: 식물 세포 원형질의 핵심인 단백질과 엽록소를 합성합니다. 줄기와 가지의 신장 생장을 촉진하고 잎을 푸르고 넓게 만듭니다.과용의 폐해: 질소를 과다하게 주면 세포벽이 연약해지고 도장(웃자람)합니다. 조..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천재 과학자 윌에게는 사랑하는 아내 에블린이 있었다. 두 사람은 인간보다 똑똑한 AI를 만들어 세상의 병과 가난과 환경오염을 모두 고쳐 보자는 꿈을 꾸고 있었다.그러나 이런 연구를 곱게 보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AI가 인류를 망칠 거라고 믿는 과격 단체가 여러 연구소를 동시에 공격했고, 윌도 총에 맞고 말았다. 총알은 겨우 스치고 지나갔지만, 거기에는 방사성 물질이 묻어 있었다. 윌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 몇 주뿐이었다.에블린은 남편을 보낼 수 없었다. 그녀는 마지막 도박을 감행했다. 윌의 뇌 속 정보를 통째로 컴퓨터에 옮기기로 한 것이다. 윌의 몸은 세상을 떠났지만, 컴퓨터 안에서 윌이 눈을 떴다. "나 여기 있어, 에블린."이때부터 이야기는 이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인터넷에 ..
통샘, 500여 년간의 마르지 않는 샘물조선 성종 19년(1448년), 당시 광주 현감이었던 권수평이 광주향교를 현재의 자리로 옮기면서 우물 주변에 석축을 쌓아 정돈한 것이 통샘의 시작이다.과거에는 물맛이 좋고 맑아 ‘약물’로 널리 알려졌으며, 사직동 주민들뿐만 아니라 인근 다른 동네에서도 물을 길러 원정을 올 정도로 유명하였다. 통샘은 물을 긷는 장소를 넘어서 동네 아낙네들이 모여 물을 길으며 대소사와 소식을 나누던 정보 교류의 중심이자 광장 같은 역할을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