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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북정원
신경림
낙타 신경림 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별과 달과 해와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것도 못 본 체손 저어 대답하면서,슬픔도 아픔도 까맣게 잊었다는 듯.누군가 있어 다시 세상에 나가란다면낙타가 되어 가겠다 대답하리라.별과 달과 해와모래만 보고 살다가,돌아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어리석은 사람 하나 등에 업고 오겠노라고.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았는지도 모르는가장 가엾은 사람 하나 골라길동무 되어서.이역(異域)저 굵은 주름투성이 늙은이는 필시 내 이웃이었을 게다. 눈에 웃음을 단 아낙은 내가 한번 안아본 여인인지도 모르고.햇살 환한 골목은 한철 내가 정들어 살던 곳이 아니었을까.문앞 화분의 팬지도 벽 타고 올라간 나팔꽃도 낯설지 않아.조그맣게 엎드려 사는 사람들은 말씨도 몸짓..
시,수필
2025. 5. 4. 1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