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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정원

subook 2025. 4. 4. 21:55

 

미국 버몬트주의 깊은 숲 속,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색다른 아름다움을 뽐내는 정원이 있다.
이곳은 단순히 꽃과 나무가 가득한 정원이 아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고요함 속에서 자연이 만들어낸 조화로운 풍경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오래된 돌담이 정원을 둘러싸고, 그 안에는 장미 넝쿨이 작은 아치형 문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람에 살랑이는 라벤더와 데이지가 발길을 반기고, 멀리 보이는 작은 오두막이 동화 속 한 장면처럼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타샤 튜더가 직접 가꾸었던 정원이다.
타샤는 현대적인 삶을 거부하고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선택했다.
어릴 적부터 자연을 사랑했던 그녀는 도시의 번잡함을 떠나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
나무를 직접 깎아 만든 가구가 놓인 따뜻한 오두막, 기름 램프가 은은한 불빛을 밝히는 부엌, 그리고 문을 열면 바로 펼쳐지는 정원이 그녀의 세상이었다.
이곳에서 그녀는 아침이면 꽃을 가꾸고, 손으로 직접 빵을 굽고, 자신이 키운 염소의 우유로 치즈를 만들었다.
정원의 꽃들은 마치 주인의 손길을 기다렸다는 듯 활짝 피어났고, 새들은 그녀가 부르는 노래에 맞춰 지저귀곤 했다.
타샤의 삶은 마치 오래된 그림책의 한 장면처럼 평온했다.
그녀의 하루는 새벽 공기 속에서 시작되었다. 해가 떠오르기 전, 정원의 작은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발끝에서 부드러운 이슬이 느껴졌고, 새벽녘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꽃향기가 은은하게 퍼졌다.
타샤는 이 시간을 가장 사랑했다.
바람이 살짝 불면 라벤더가 흔들리며 향기를 뿌렸고, 붉게 물든 장미 넝쿨이 작은 돌길을 감싸 안고 있었다.
아침 식사는 직접 만든 빵과 따뜻한 차 한 잔으로 해결했다.
그런 다음, 정원을 돌며 핀 꽃들을 살펴보고, 염소들에게 아침을 주고, 코기 강아지들과 함께 산책을 나갔다.
그녀가 키운 동물들은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니라 가족과도 같았다.
코기 강아지들은 언제나 그녀의 발치에서 뛰어다녔고, 염소들은 그녀가 부르는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며 다가왔다. 닭과 오리들은 정원의 작은 연못 주변을 거닐며 조용한 풍경을 더했다. 타샤는 이 모든 순간을 사랑했다.
그녀에게는 화려한 옷도, 값비싼 장신구도 필요하지 않았다.
자연 속에서 흘러가는 시간, 계절이 주는 선물이 그녀에게 가장 큰 행복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삶은 단순히 자연과 함께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타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화 작가이자 삽화가였다.
그녀가 펜을 들면 작은 마을이 살아나고, 꽃과 동물들이 이야기 속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인 『코기빌의 크리스마스』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크리스마스 이야기로, 그녀가 사랑했던 코기 강아지들이 주인공이 되어 따뜻한 동화를 만들어 갔다.
그녀가 그린 그림들은 오래된 유럽 동화책처럼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풍겼다.
손으로 그린 섬세한 선들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생동감이 넘쳤고, 그녀의 정원과 집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장면들은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타샤는 언제나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믿었다.
그녀는 현대 문명이 주는 편리함을 뒤로하고, 손으로 직접 만들고 가꾸며 살아가는 삶을 선택했다.
누군가는 그런 그녀를 고집스럽다고 했지만,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고, 그것을 실천할 용기가 있었다. 그녀의 삶은 단순했지만, 그 단순함 속에서 깊은 행복을 찾았다.

 

***코기빌의 크리스마스***

작가 **타샤 튜더(Tasha Tudor)가  쓴 따뜻한 그림 동화책이다. 1979년에 출간된 이 책은 그녀의 손끝에서 피어난 아름답고도 정겨운 세계, 코기빌(Corgiville)을 배경으로 한다.

이야기는 작은 마을 코기빌의 주민들이 한 해의 마지막을 준비하며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고르고, 선물을 만들고, 거리와 집안을 장식하며 마을 전체가 조화롭게 하나가 되어 축제를 준비하는 모습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이 속에는 동물과 인간이 어우러진 평화로운 공동체의 이상향이 녹아 있다.

코기빌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코기(웰시 코기 종)이며, 토끼, 고양이, 곰 등 다양한 동물들도 등장한다. 이들은 단순히 의인화된 존재가 아니라, 각자의 삶과 개성을 가진 마을 사람으로 그려진다. 타샤 튜더 특유의 정밀하고 따스한 수채화가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감싸 안으며, 독자로 하여금 한겨울의 동화 같은 시간을 꿈꾸게 한다.

이 책은 단순한 크리스마스 이야기 이상으로, 자연과 전통, 공동체, 그리고 느림의 미학을 되새기게 하는 작은 세계의 축소판이다.
바쁘고 시끄러운 현실에서 한 걸음 물러나 숨 고르고 싶을 때, 이 책은 조용히 우리에게 온기를 건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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