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정원
삽목(꺾꽂이) 본문
삽목(揷木, cutting)은 식물의 줄기나 잎, 뿌리 등의 일부를 잘라내어 새로운 개체로 키우는 번식 방법입니다. 생명의 일부를 떼어내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하게 하는, 다소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재생의 기술이지요. 삽목은 그 형태와 사용 부위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뉩니다.
삽목의 주요 종류
1. 경삽(硬插, Woody Cutting)
시기: 주로 겨울(휴면기)
대상: 목질화된 단단한 가지 (예: 장미, 무화과, 수국)
특징: 오래된 가지를 이용하며, 발근까지 시간이 오래 걸림
2. 연삽(軟插, Softwood Cutting)
시기: 봄~초여름, 새순이 연할 때
대상: 새로 자란 부드러운 줄기 (예: 국화, 제라늄)
특징: 빠른 발근, 하지만 건조에 약함
3. 반연삽(半軟插, Semi-hardwood Cutting)
시기: 여름~초가을
대상: 어느 정도 목질화가 진행된 가지 (예: 동백, 산세베리아)
특징: 연삽보다 튼튼하고 경삽보다 발근이 빠름
4. 엽삽(葉插, Leaf Cutting)
대상: 잎 전체나 일부 (예: 베고니아, 칼랑코에, 산세베리아)
특징: 잎만으로도 번식 가능, 뿌리뿐 아니라 새순도 형성
5. 근삽(根插, Root Cutting)
대상: 뿌리 일부 (예: 작약, 양지꽃, 포피)
시기: 보통 겨울~이른 봄
특징: 뿌리에서 싹이 트며 생장
6. 눈삽(芽插, Bud Cutting)
대상: 눈(芽)이 포함된 가지나 줄기
특징: 한 개의 눈만으로도 발근 가능, 주로 고급 접목이나 제한적 번식에 사용
이렇게 다양한 방식은 식물의 종류와 성질, 계절에 따라 선택되어야 하며, 각각의 방식은 생존을 위한 식물의 치열한 방식이자 인간이 그 생의 일부를 도와주는 손길입니다. 뿌리를 내리기 위한 그 짧지만 간절한 시간, 삽목은 늘 기다림의 예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