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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유혜영

subook 2025. 5. 20. 00:23

밥심


유혜영



밥 한 번 먹읍시다
처음 만난 그가 헤어지며 손을 내민다
잡은 손이 아랫목에 묻어놓은 밥그릇처럼 따스하다
끈끈한 기류가 그와의 간격을 좁힌다
이미 함께 어딘가 먼 곳에서 온 것 같기도  하고,
쌀 이르는 소리 나는 파도를 타고
다시 그와  멀리 떠날 수도 있을 것만 같다
설겅설겅 했던 만남이 자작자작 뜸이  든다
포실한 그의 미소를 숟가락으로 푹푹 퍼먹고 싶다
설레는 마음 썰어 놓고, 기대감도 다져넣고
마음은 벌써 된장찌게 보글보글 끓인다

함께 밥을 먹는 일은 서로의 가슴을 떠먹는 일이다
끈저끈적한 밥풀로 꾹꾹 눌러 붙이는 일이다
그와의 따뜻한 식사

유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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