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수필

소나무 연가

subook 2025. 4. 1. 21:10

이해인


당신의 뜻이 고마우면서도

가끔은 서러워 울었습니다



한결같음이 지루하다고 말하는 건

얼마나 주제 넘은 허영이고

이기적인 사치인가요



솔잎 사이로

익어가는 시간들 속에

이제 나도 조금은

당신을 닮았습니다.



나의 첫사랑으로

새롭게 당신을 선택합니다



어쩔 수 없는 의무가 아니라

흘러넘치는 기쁨으로

당신을 선택하며

온몸과 마음이

송진 향내로 가득한 행복이여